Hanbange 3.0 - (C) Breadu Soft 2008

제작 : amorosobo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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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9년부터 20 몇년에 나뉘어
약 9만 명 이상의 재일 한국인이
북한에 이주했다

"귀국자"라 불리우는 그들이
일본에 돌아오는 일은
매우 힘들다

가족의 나라

1997년 여름

벌써 3일 째야

어찌 된거지?

이번에는 반드시 돌아올 거야

"어머니"는 알 수 있어

홍기 씨!

베이징 북한대사관에서 연락이 왔어요

평양에서 출발한 형태이긴 하지만
방금 베이징에서 비행기를 탔습니다

- 오후에 도착합니다
- 해냈구나

성호도 탄 거구나

2시 도착입니다

비공식적인 듯 하니 공항 말고
중앙회관으로 와 주세요

나는 태조와 만나서 가지
간부들에게도 인사하고

- 저도 가도 돼죠?
- 아니 너는...

리애가 가면 성호도 기뻐하겠네

오늘 부터 3개월 간이죠?

그럼 가겠습니다

금일 휴업합니다

홍기 동무도 5년 동안
고생이 많았네

중국에선 당연한 일입니다
가족분들도 고생하셔서...

반드시 성호 병을 고쳐서 보내겠어

- 전 가겠습니다
- 응

- 아
- 부위원장 님

- 수고하셨습니다
- 고맙습니다

- 병원 방문 기간은 결정되었습니까?
- 네, 우선 3개월

할 수 있는건 다 하려고 합니다

체류기간을 연장하더라도
제대로 치료해 보냅시다

- 아아!
- 다행이오

- 오랜만에 뵙습니다
- 아!

- 훌륭한 아가씨가 다 됐네...
- 제 멋대로라 곤란하죠

가족 분들이 오셨습니다

여러분, 수고 많으십니다
이번에 위대한 김일성 대원수님과

친애하는 김정일 장군님의
따뜻한 배려로

일본을 방문한 여러분의 가족들이

치료라는 임무를 훌륭하게 마칠것을
염원합니다

다시 한번, 우리 조국의
사회주의 건설에 이바지하기 위해

무사히 평양에 돌아갈 수 있길
바라는 바입니다

가족 여러분의 일본 체류기간에
문제가 발생할 시에는

우리 동포생활 상담소가
해결하기 위해

최대한 노력하도록 하겠습니다

이상입니다

괜찮아?

아버지, 삼촌
무사히 도착했습니다

성호, 몸 상태는 어떠냐?
피곤하지?

아버지,
이번 책임자 양 동지입니다

처음 뵙겠습니다

저도 성호 동지 댁에
같이 가게 되었습니다

- 수고 많으셨습니다, 피곤하시죠?
- 괜찮습니다

삼촌과 여동생입니다

잠깐 실례하겠습니다

오빠

- 삼촌 자동차 좋지?
- 응

체류 중에 성호 전용차로 써도 돼

지금 뭐가 제일 하고 싶어?

목욕?

머리를 감고싶어

어머니께서, 맛있는 거 만들고 기다리셔

윤 동지네 가족은

아버지가 도쿄본부의 부위원장

어머니는 찻집을 경영하면서
생계를 꾸려가고 있습니다

형제는 일본에 남은
여동생 한 명입니다

일본어 학교에서
강사를 하고 있습니다

삼촌...

세워 주세요

어머니...

성호야...

몸은 좀 어떠니?
머린 아프지 않고? 괜찮아?

괜찮아요...

자, 피곤했지?
안으로 들어가자, 들어와...

가족 여러분께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리애!
어이, 리애!

어머니!

윤 동무가 석 달동안
일본에 체류하는 중에

만일의 사건사고에 대비해서
조직에서 늘 보좌관 한명이 붙습니다

그리고 윤 동무는
일본에 체류하는 중에

도쿄 밖으로 나가는 것은
금지되어 있습니다

비공식적인 일본 체류중이라는
사실을 반드시 잊지 않도록 해주십시오

일본 측 공안감시도 있을겁니다

그럼...이만 실례하겠습니다

왠지 나까지 감시당하는 거 같아

그게 저 사람 일이니깐 말야

그러면, 25년 만에 돌아온
귀여운 아들을 위해서

- 치료가 잘 되도록!
- 오빠가 즐거운 3개월을 지내기를!

- 자, 축배!
- 축배!

오빠, 일본에선 안 그래도 돼

아버지, 축배!

성호, 내일 치료받아야 하니
성호는 조금만 마시렴

- 일본에 있는 동안, 치료에 전념하는 거다
- 네

일본 맥주, 맛있네

- 어머니께서 만든 요리도 25년만이네
- 좋아하는건 케찹, 마요네즈, 그리고...

- 햄버그!
- 햄버그!

햄버그...자, 성호
실컷 먹으렴!

예전엔 말야, 야위어 홀쭉해진
오빠사진 보고 몇번이나 울었다고

그만 하렴!

그 후론 오빠한테 보내는 돈이 살아가는 보람이지

어머니란 그런거야

지상의 낙원이었을 곳에서
영양실조에 걸리다니...

성호? 전혀 안 먹고 있잖아!

가슴이 벅차올라도 푹푹 먹으라고!

아무튼 제대로 치료해서 돌아가라

그것이 너의 임무라고

가족이 모이니 좋네

네!

안녕?
빨리 전해주고 싶어서 말야

이봐 성호,

- 우와!
- 좋은 고기라고

항상 신세만 지네요...
안에 들어오세요, 기다렸어요

형수님, 오늘은 가족끼리 오붓하게
저는 이만...

그러지 않아도...

성호, 리애
잠깐만...

성호...

여러가지로 돈이 들지?

- 이리 많이...
- 썩은 자본주의 사회도 나쁘지 않다고

난 말야, 형의 사상에는 반대하지만

너희들은 친자식 같아서 귀엽단 말야

응석부려도 괜찮아
푹 자렴

- 리애
- 응?

들어 와

응? 왜 그래?
괜찮아

성태가 선물 기다리겠네

축구공이랑 축구화 부탁받았어

- 많이 자랐겠네
- 다 컸지

같이 오고 싶어했지?

내일 말야, 동창회에 입고 갈
옷 사러 가자

...아

됐어, 이 중에서 적당히 입고 갈 테니까

하지만 순이 언니도 온다고

- 오빠
- 응

어서 와

다녀왔어

- 안녕하세요
- 안녕

오빠 일찍 일어났네

습관이라서 말야...일어나 버려

고마워

- 리애
- 응?

저거 뭐야? 사진 옆에 있는 거

- 돼지?
- 응

저건 아들이랑 손자한테 보내기 위한 군자금

오빠랑 성태 사진 볼 때마다 넣고 있어

- 예전에도 넌 자주 가게 도와줬었지?
- 죄송하구만요

정말이지...그 나이에 요리도 못하고
결혼 할수 있을려나 몰라

누구 좋은 사람 없을려나

좋아하는 사람 정도는 있지?

일본인은 안 되거나, 한국인은 되지만
남한 사람은 안 되거나

미국인도 안 되지
요구사항이 많다고

우리들은 우동 한 그릇에 결혼식 올렸지?

리에한텐 우동 한 그릇
같이 먹을 사람이 없는건지

- 윤성호 씨
- 네

한국에서 오셨네요

- 저기, 한국이 아니라 조선이예요
- 네?

북조선(북한)에서 왔어요
병치료로 특별히 방문해서...

- 제대로 설명 안하면 모르니까...
- 어...

오빠는 태어난 건 일본이지만
북한에 이주해서 지금은 평양에 살고있어요

아...

저기...5년 전에
뇌에 종양이 있다 진단받았습니다만

평양의 의료기술로는 한계가 있어서...

치료를 위해 일본에 오는 허가를 받는데 5년이 걸렸어요

일본엔 계속 계실 수 있나요?

아니요

기간 한정입니다
3개월 후에는 다시 평양으로 돌아갑니다

- 그렇군요...어서 MRI 준비를...
- 네

아...3일 후에 검사 결과를 보며
이야기하죠

- 잘 부탁드립니다
- 부탁드립니다

네, 침대가 움직이니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윤 동무, 잠깐만

야아...호텔 같다 야

그 이야기 잊지 마라

성호!

너 살아있었구나!

유령은 아니지?

내가 뭐라는 지 알겠어?

- 변함 없구나
- 일본어로 말했어!

다행이다, 이제 말 안 통하면
어쩌나 했다고

아, 맞다

어서 와!

잘 왔어

들어와, 들어와

아, 잠깐
조심하라고

우익 기자라고

- 난 중립이라고!
- 또!

성호, 잘 왔어

- 앉자고
- 아, 그렇네

아, 술잔 술잔

자! 여기

성호

그립구만

- 모두 같이 시험공부 했었지
- 너 말야,

어째서 역사를 그리 집요하게 공부한거야?

좋아했는걸

순이 언니도 오고 있지?

응, 오고 있어

고마워

너랑 순이 정말로 좋아했었는데

니가 귀국한 뒤에 자기도 북한에 간다고
아버지한테 말하다 맞았었어

큰일이었다고

뭐 순이도 지금보면 내가 말려서 다행이지

아, 미안...

당시엔 말야, 북한에 가면 행복해질거라
모두 생각했잖아

- 순이 남편은 의사야
- 맞아, 꽃가마 탔지

- 넌 왜 그런 식으로 말해?
- 하지만 그렇잖아, 부럽기도 하고

늦어 버렸네

라이벌 쨩, 어서와!
여전히 예쁘네

오랜만이야

고마워

- 받아
- 고마워, 철이

- 난 조금이면 돼
- 응

좋았어! 자 건배하자

음...25년만의 재회를 축하하며
성호의 치료가 잘 되기를, 건배!

저기 성호, 25년만의 일본은 어떤 느낌?
변했어?

역시 변했겠지?

- 어제 막 왔을 뿐이잖아
- 자 여기

뭐가 변했나면, 나같은 게이나 재일인도
오픈한 사람이 많아

뭐 지금도 여러가지 차별이 있지만...
예전에 비하면야 좋아진 편이야

나, 소수자 중에서도 소수자라
잘 안다고

- 이래뵈도 공부했다고
- 잘도 떠드는 게이구만

니네들이 게이, 게이라며 시비걸어도
성호만은 항상 상냥하게 대해줬고

공부도 가르쳐주고...

도시락 반찬도 나눠주고...

철이...

미안해

고마워

저기, 성호 이야기가 듣고 싶어

저기, 결혼했지? 부인은?
일본에서 온 사람?

아니면 메이드 인 북한?
아이는? 하는 일은?

저기...어떻게 지낸거야?
전부 듣고 싶어, 25년간을 들려줘

- 화장실은 어디야?
- 저 쪽

질문 계속해서 어쩌잔거야?

하지만...듣고 싶은걸

저 녀석은 다시 북한에 돌아간다고
말 할수 없는게 많이 있어

협회간부 2대째가 할말이 아닌 듯한데

돌아가면 총괄(자아비판) 당한다고

어디에 갔는지, 누구와 뭘 이야기했는지...

내용에 따라선 가족에게 피해가 갈거고...

겁주지 말라고...
유난 떨기는

너 아무것도 모르는구나...

일본 노래는 부르면 안되고

바깥 뉴스나 정보를 접촉하는 것도
불가능하다고

맞다...기타가...

저기 성호, 학생 때 부른 노래
기억 나는 거 있어?

글쎄...

예전에 순이 씨한테 받은 레코드,
오빠 매일 밤 들었었어

- 하얀 그네지?
- 응

순이가 좋아해서 성호가 기타로 연습했었지

철이 불러봐!

君はおぼえているかしら
너는 기억하고 있을까

あの白いブランコ
그 하얀 그네

風に吹かれて二人でゆれた
바람에 날려서 둘이서 흔들린

あの白いブランコ
그 하얀 그네

日暮はいつも淋しいと
해질녘은 언제나 외롭다고

小さな肩をふるわせた
작은 어깨를 떨었어

君にくちづけした時に
너에게 입맞춤한 때에

優しくゆれた白い白いブランコ
부드럽게 흔들린 하얀 하얀 그네

내 맘에서 지금도 흔들리는

그 하얀 그네

어린 사랑을 바라봐 주었던

그 하얀...

왠지...
목이 말라졌네

좋았어 오늘은 마시자고!

나도 마실래! 철이, 술 좀!

쓰러질 때까지 마셔볼까!

- 여기 있는거 전부 마실거라고!
- 괜찮아, 마시라고!

- 좋은 술이잖아
- 남기기만 해봐

부탁드립니다!

어서! 뭐하는거야 정말

- 남편한테 혼난다고!
- 고마워

- 다음에 모두 온천에라도 가자고!
- 온천에? 니가 추진해

당연한 소리지

아 왜?
...아 내가 아니구나

너도 빠지라고!

고마워

잘 자

잘 부탁드립니다

너 어딜 한 눈 파는거야?
나같은 여자가 있는데

- 너 바람피는 거야?
- 됐으니 2차 가자고! 다음은 어디?

- 저기 내가 아는 가게가 있어
- 여기 여기로 가자

어머니...

- 어서오렴
- 다녀왔습니다

- 목욕은?
- 오늘은 괜찮아요

아, 미안해요

왜 그래?

- 오...
- 이런 시간까지 어딜 돌아다니는거냐?

- 친구와 만났습니다
- 너무 나돌아다니지 말라고 했을건데?

오늘은 그냥...

어이 리애,
너 끌고 다니지 말라고

치료 받으려고 온 거라고

- 어?
- 네

- 잘 자라!
- 안녕히 주무세요

- 여기서 기다린 거?
- 계속 기다렸어

- 계속 여기서?
- 그렇다니깐

깜짝 놀랐네

- 맛있게 드세요
- 고맙소

아, 감사합니다!

네

감사합니다!

- 이거 여행가방이야?
- 응 맞아

잠깐 보고 갈까?

리애, 리애
잠깐...

왜?

- 잠깐 옆으로 서봐
- 옆으로?

너 그런 거 들고서 여러 나라에 가봐

여러 나라에 말이지...

금액이...

일 십 백 천 만
십만...

꽤 맘에 든거지?

- 안녕하세요?
- 안녕하세요?

- 어떻습니까? 따님은?
- 덕분에...

다음 주에 성형수술이 결정되었습니다

아, 그렇습니까?
다행이군

예쁘게 나을거예요

의사 말로는 경과를 보기 위해선
반 년 정도가 필요하다고...

저희는 내일 검사결과가 나옵니다

같이 제안해봅시다
병은 고쳐서 돌려보내야지 않겠습니까?

- 리애
- 응?

- 이야기할 게 있어
- 뭔데?

- 뭐야?
- 아니...

미안, 역시 됐어...

"역시 됐어" 라고 말할 때는
절대 뭐 있는 거잖아, 뭔데?

- 아냐...
- 뭐야?

듣고 나서
솔직히 대답해도 돼

뭔데?

앞으로, 만약에...
만약에 말야

지정받은 누군가를 만나서,
이야기한 내용을 보고 한다던가

그런 일할 마음 있어?

일?

아니 그러니까...
흥미 있냐고 묻는거야

그건...스파이랄까,
공작원 같은 일을 하는 거야?

그리 대단한 건 아냐

여러 사람들을 만나서,
이야기한 내용을 보고하는 일이야

혹시 거절하면 오빠한테 피해가 가?

혹시 받아들이면 오빠 공적이 되고?

아니, 그런 건 어찌되든 상관없어

정말로? 전혀 문제가 없어?

응, 관계없어

전혀 흥미없어!
그런 일에 얽히고 싶지도 않아!

오빠한테 그런 일 시킨
윗사람한테 말해둬

여동생은 우리들과 상반된 사상을 가진
적이라고 확실히 말해둬

- 도움이 못돼서 미안
- 사과하지마

도쿄국립대학 일본어학교

리애 선생님!

죄송합니다, 저기...

급작스럽지만, 다음 주부터
서울 본사에 배속이 결정되었어요

- 축하해, 잘됐네
- 감사합니다

- 쓸쓸해지겠네
- 서울에 놀러오세요

맛있는 가게라던가 많이 찾아놓을테니

나 한국에 못 가
서울에서 열심히 해

- 잘 먹었습니다
- 그래

성호, 좀 있다 잠깐 가게로 와라

네

리애랑 한 이야기 들었다

너...뒷공작 일을 명령받았냐?

나도 조직의 인간이다
니 입장은 알고있어

아니, 몰라요
모른다고요

알 리가 없잖아요!
알 리가 없잖아!

알 리가 없어요...

하지만...

공작원 같은 일에는
얽히지 말아줬으면 한다

당시, 많은 사람들이

희망을 품고 조국으로 떠났어

하지만 넌...

태조 삼촌이...어떤 마음으로
그 거금을 내놓았는지를...

치료에 전념해라

병을 고쳐서 돌아가는거다

이야기는 그것 뿐입니까?

할 말은 그것 뿐입니까?

언제나...언제나...언제나
그런 것만 이야기하시네요

대체 뭐야?

뭐 때문에 붙어다니는거야?

니가 직접 말하면 되잖아

안 그래?
니가 말하라고!

스스로 말해 오빠한테 시키지 말고!
직접 말하라고!

일본어 알지?

이 집안 소리라던가
전부 듣고 있잖아!

좀 뭐든지 말해보는게 어때?

당신도 당신 나라도 정말 싫어!

동생 분이 싫어하는 그 나라에서

오빠도,
저도 같이 살고 있습니다

죽을 때까지,
그렇게 사는 겁니다

음...윤 씨의 뇌의 이 부분에
분명 악성으로 추정되는 종양이 있습니다

수술은 꽤나 위험하지만
치료가 불가능하진 않습니다

다만 신중한 준비와 수술 후 치료 및
경과 관찰이 필요합니다

음...그 쪽(북한)의...

의료 사정...의료 환경...
그런 것도 알 수 없고

3개월 후에 북한으로 돌아간다는 조건 하에
수술을 맡기엔 어렵습니다

그런...

어떻게든 안 될까요?

저기...체류를 반 년 정도로
연장할 수 있을지도 몰라요, 그러면...

부탁드립니다
아들을 살려주세요

수술이 안된다면
약으로 진정시킨다거나...

그 경과를 보지않으면 어렵겠네요...

그럼 평양의 병원과
연락을 주고받는 건 무리입니까?

개인의 힘으로는...
나라 간의 정치적 문제니까...

종양이 커지면 어떻게 됩니까?

마비나 기억장애...
심해지면 치매 증상이 나타납니다

최악의 경우에는...
목숨에 직결됩니다

앞으로 얼마 뒤에요?

지금 단계로는 예측할 수 없습니다

- 감사합니다
- 힘이 못 되어서 유감입니다

내가 대신할 수 있다면...

내가 얼마나 기부를 했는데!

이렇게 되면 나을 때까지 몇 번이고
일본에 계속 오게 해야지!

남쪽은 되고...왜 북쪽은 안 되는거야?

그래서 성호를 보낼 때
내가 반대한거야

16살짜리 아이를...가본 적도 없는 나라에...

그것도 편도 티켓으로...

귀국선에 타기 전에,
니이가타 적십자 센터에서

성호가 나한테 뭐란 줄 알아, 형?

"삼촌, 내가 가는 걸 그만 두면
아버지께 폐가 될까?" 라고...

내가 그 때
무리해서라도 보내지 말아야 했어

됐어

되긴 뭘 돼?

안 되었다고, 형

성호! 내가 어떻게든 해 줄게!

내가! 내가 어떻게든 할 거야

병 하나...고쳐주지 못하고...

나는 용서 안할거니깐

리애!

이념인지 뭔지 모르겠지만
그 때문에 오빤...

절대로 용서 안해

여보세요?

리애예요
순이 언니예요?

죄송해요, 저기...
오빠 검사 결과가 나왔는데요

그래서...순이 씨 남편분의
도움을 빌리고 싶어서...

네

- 양 님이신가요?
- 네

- 외선전화입니다, 연결해도 괜찮습니까?
- 네

- 양 동무입니까?
- 예 그렇습니다!

나 한진수인데,
모레에 동무가 보고 있는 체류자

전원 귀국시키도록 하십시오

아니, 그렇게 갑자기 말입니까?

질문 있습니까, 양 동무?

아닙니다!

평양 가는 비행기에 대해서는
다시 연락하겠습니다

네 알겠습니다

예? 내일...

아닙니다

- 뇌종양 수술 전문이라 적혀있어...
- 아...받아주면 좋을텐데...

- 커피 내올까?
- 네

- 자
- 고마워요

- 우유는 괜찮아요
- 아 그래?

- 아 어머니
- 응? 알았어

- 돌아가게 됐어요
- 뭐가?

곧 협회간부에서 연락이 올 것 같지만...
내일 돌아가게 됐어요

내일 급히 평양에 돌아가게 되어서...

- 뭔 소릴 하는...
- 내일 전원 귀국하는 것 같아요

어찌 된 일이야?

결정이래요

뭐?

아니...이런 일 정말 자주 있다고

뭐?

저 준비할테니까...

잘 먹었습니다

뭔 일이야?

- 오빠!
- 성태 축구화 사올게

혼자서 갈 수 있으니 괜찮아

성호!

깜짝 놀랐어, 갑자기 전화해서...

- 미안해
- 아니

기뻐

검사결과 듣고 걱정했었고...

리애 쨩이 전화 줬거든...

우리 남편한테 상담하니
곧장 다른 병원 알아봐준대...

실력은 확실하대

만약 그 때, 성호가 가지 않았더라면...

"만약"은 생각안해

성호! 과묵해졌네

일본에 있는 동안,
적어도 나하고 있는 동안에는

뭐든지 말해주면 좋겠어

돌아가게 됐어

응?

내일...갑자기
평양에 돌아가게 됐어

뭔 소리 하는거야?

어찌 된 거야?

그러니깐! 알고 있는 건
그런 연락이 본국에서 왔다는 것 뿐이예요!

저도 성호가 치료를 받게 하고 싶어요

하지만 안 됩니다

대체 이유가 뭡니까?

평양에서 어제 연락이 와서

다른나라에 나가 있는 사람들을 전부 귀국하라 합니다

그 말은 아까 들었습니다

그 이상은 저도...

부모님 심정은 이해합니다

부모? 심정?

저에게도 자식이 있습니다

북기관에서 내린 결정은 거역 못하는 거,
더 잘 알고 계시지 않습니까?

마음은 잘 알겠지만...

니가 뭘 알아?

일본에 있는 네놈이 아냐고!

사람을 뭘로 보는거야!

수술이 결정되어서!
딸도 기뻐하는데!

저도...저도 성호를 돌려보내고 싶지 않아요!

그 이야기는 못들은 걸로 하겄어
알겄어?

병...고치려고 온거잖아?

그런데 어째서?

이대로 둘이서 사라져버릴까?

순이는...웃어주길 바래

계속 웃어주길 바래

역시 전혀 이해 못하겠어

항상 있는 일이야

그 얘긴 하지마

하지만...아무런 이유가 없는 결정이라니
그런거 정말 모르겠다고

그 나라에선 말야, 이유따윈...
전혀 의미가 없어

모르겠는걸

그 나라에선 말야...
생각하지 않고 그냥 따르는거야

그냥, 따를 뿐이야

생각해버리면 말야...

머리가...이상해져 버려

생각해야 할 건 말야...

'어떻게 살아남을까?'
그것 뿐이야

그외엔 사고를 정지해버려

사고정지

편하다고, 사고정지

싫어...싫어
그런 거 싫어...

난 말야,
난 더이상 이렇게 살 수 밖에 없어

괜찮아 그걸로...

괜찮아...

하지만 말야,

울지마...

하지만 말야, 너는 생각하고 살면 좋겠어

엄청 많이 생각하라고

어떻게 살지 생각하고...
납득하면서 살아가

모르겠어

니 인생이라고
니 인생이잖아? 응?

하지만 싫어...

니 인생이라고

그 누구도 아닌 너의 인생이야

누구에게도 간섭받지 말고

니가 가고싶은 곳에 가면서...

매일 감동하면서 말야...

하고픈대로 살아가면 된다고

아버지

비행기 시간이 다 됐습니다

성호, 잠깐만...

2층의 안방에서
양 씨한테 새 옷 갈아입으라 해

일본에서 돌아가는데
저런 모습으로 돌아갈 순 없잖니

네

이런 것 밖에 못해주고
한심한 엄마네...

앞으로도 신세질 사람이지?
이 정도는 해야지

시간없다고, 얼른 하렴!

양 동지

어머니가 준비하신 겁니다

서툰 우리말로 이 편지를 씁니다

멀리 떨어져
일본에 있는 어미는

아픈 아들에게
아무것도 해줄수가 없습니다

할 수 있는 것이라곤
조국을 믿는 것 뿐입니다

앞으로도 우리 성호를
부디 잘 부탁드립니다

자제분이 셋이나 있으시다
들었습니다

적으나마 가족분들을 위해
사용해주세요

성호의 어미로부터

성호,
살아있으면 어떻게든 될거야

윤 동무

성호, 성호!
마음 단단히 먹으렴

엄마가 반드시 만나러 갈테니깐, 응?

잠깐

윤 동무, 갑시다

(너는 기억하고 있을까)

그 하얀 그네

안도 사쿠라

이우라 아라타

감독 양영희